네오plus

[밀크] [인빅터스] 단평

 


[밀크] 구스 반 산트

하비 밀크는 단지 게이라서 당선된 게 아니라 일을 잘해서 당선됐다. 단지 게이라서 살해당한 게 아니라 무엇을 상징하는 아이콘 이상을 욕망하고 의미 있게 거론될 수준의 ‘정치력’마저 갖추었기에 질투를 산 이유로 살해당했다(많은 이들이 아이콘에 상징 이상의 권력을 허락하려 들지 않는다. 심지어 그 아이콘을 잉태한 사람들조차 말이다). 알량한 색깔 나누기로 상식선의 룰과 생산성을 무시한 채 한국 영화판을 뒤집어엎고 있는 사람들은 부끄러워서라도 이 영화를 차마 보지 못할 것이다. 이 땅의 수많은 하비 밀크와 그보다 더 많은 댄 화이트들 앞에 던져진, 단단하고 아름다운 영화. 숀 펜과 조쉬 브롤린의 연기에 대해서는 이하 자세한 설명을 생략한다.

 

 




[우리가 꿈꾸는 기적: 인빅터스] 클린트 이스트우드

‘스포츠를 이용해 통치 이데올로기를 강화하려는 지도자의 고민’이라는 문장에서 지도자라는 단어에 전두환을 집어넣으면 우리 역사가 되고 넬슨 만델라를 집어넣으면 남의 역사가 된다. 이 슬픈 아이러니는 그것을 인지하는 관객들에게 있어서 영화를 즐겁게 관람하지 못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일 수 있다. 노장의 평작은 걸작이라는 말을 하는 건 무책임한 수사의 남발이지만, 이렇게 노골적인 소재를 과잉하지 않고 막연한 신파 대신 당대의 체계를 비추려 노력하는 이스트우드의 강박어린 시선만큼은 확실히 남다른 구석이 있다.

2010.03.12
허지웅(프리미어 기자)
의견쓰기
※로그인한 회원만 의견을 달수 있습니다.
의견(0)